본문 바로가기

...

그저, 산보나 다니면, 그걸로 좋다 역시 많이 걷고 있다. 날씨가 이렇게 적당한 시기는 많지 않다. 마침 남자친구씨 이직 텀이 길어지고 있는 요즘 상황에, 이 날씨가 걷기 좋은 날씨고 우리 취미가 산보라는 것은 몹시 적절하다. 남자친구씨의 이직 텀이 길어지는 이유는, 새 가게가 오픈이 자꾸 늦춰지는 불안한 상황 때문이다. 수입은 없고 시간은 많고. 그렇다고 해서 이미 형성된 씀씀이가 줄어들진 않는다. 망할 놈의 스노브. 버스를 타고 서초 인근에 내린다. 대검찰청, 성모병원을 지나 반포 구식 아파트 단지에 들어선다. 다정한 풍경, 공간 활용의 효율성이 낮아 풍부한 녹지, 아파트 건물 높이만큼 자라 올라간 나무들, 복도식 아파트 아래 1층-반지하 공간에 틀어박혀 나를 관찰하는 고양이.단지 끝에서 도로로 빠져나가는 작은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 더보기
강동구 산책 나와 남자친구씨는 서울 여기저기 산책하기를 좋아하는데, 그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좀 정신나간 수준의 산책인 경우가 많은가 보다. 그런데 서울은 정말 걷기 좋은 곳이 많다. 대충 구글 지도같은 거 보고 여기 어떨까, 찝은 다음에 무작정 근처까지 대중교통 타고 가서 걷는 것이다. 자주 간 곳은 코스도 짜여졌다. 그 중 베스트를 몇 가지 꼽으라고 하면, - 서울숲~왕십리~황학동~종로 - 봉원사~안산~연희동~홍대 - 대학로~성균관대~와룡공원~성북동 - 이태원~남산 하이야트~남대문 기타 등등 여러 장소가 있는데, 실제로 딱 저렇게만 걷지 않고, 걷다 보면 좀 귀여운 골목길이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서 헤매는, 모험을 즐기는 산책이다. 중간중간 물도 사 마시고, 카페가 있으면 들어가 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총 시.. 더보기
멋진 발레 영상 앜.. 이 DVD 사야 해..;;; "Sur les Pointes avec une Etoile" Isabelle Ciaravola, Master Class Andrey Klemm 더보기
대치동 파이가게 마이파이(Mie Pie), 여전히 셔틀질 중 ^^ 마이파이 소개는 여기 마이파이에 가서 파이를 사는 건 항상 토요일이다. 발레학원이 끝나고 오는 길에 밀 베이커리에서 식사빵 사고, 마이파이 들러서 파이 사고. 그런데 한동안 어쩐지 토요일마다 2시 정도에 결혼식이 있어서 ㅠㅜㅠㅜ 12시 반에 발레 끝나고 옷 갈아입고 집에 와서 씻고 어쩌고 하면 너무 빠듯해서 빵이고 파이고 전혀 못 산 거다. 그래서 요전엔 결혼식 딱 없는 토요일이 생겨서 오랫만에 들러서 산 것들. 산딸기였나, 그리고 치즈를 얋게 저며놓은 게 뿌려져 있는데, 새콤새콤하니 너무 좋았다. ^^ 집에서 수제로 만든 요거트랑 잘 먹어치웠고, 두 조각은 회사에 가져가 후배랑 커피 마실 때 꺼내놨다. 이히히.. 견과류가 들어가 있는 초코파이. 여기 초코파이 참 좋아하는 게, 지나치게 달지 않다는 것이.. 더보기
착하게 성실히 살면 더 나은 세상이 될 거라는 당신들의 천국 잘 모르는 사람들이 뒤섞인 술자리에서, 옆 테이블이 정치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을 엿듣게 되었다. 키가 크고 순한 인상을 한 남자는, 항상 부모님이 지지해 오셨던 어느 여당 정치인에게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물론, 그 후보는 당선이 되었다. 그 테이블에서는, 일반적인 그 연령대의 술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격한 반응은 없었지만, '그래도 본인의 신념대로 해야지 부모님이 지지한다고 표를 행사하는 건 좀..' 정도의 말이 나왔다. 그 사람은 '나는 열심히 일하고 성실히 세금을 내며 법을 지키는 사람으로,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살면 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입장 같은 건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우기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고 예의 바르게, '자신의 정치적 신.. 더보기
여자 제자들은 키워 봐야 소용없다던 그 선생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그나마' 생긴지 얼마 안 되는 여자 사립 고등학교였다. 선생님들은 대부분 젊은 고학력자에 의욕이 넘치는 분들이었고, 군데군데 학생운동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 분들도 섞여 있었는데, 그런 학교 내의 분위기와 교육열이 나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결과적으로 회상할 수 있다. 특히 역사선생님 두 분과 윤리선생님 한 분은, '아무리 어른이 얘기하더라도 항상 마음속으로나마 문제제기하고 반대로 생각해보라'고 강조를 하신 분들이라, 학생들도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다. 두발자유가 꼭 좋은 것인가, 신청하면 월 단위로 돈을 내고 먹을 수 있는 유료급식이 다른 학생들에게 어떻게 비칠 것인가, 사실상 전쟁 대비 훈련이었다는 교련 수업의 긍정적 효과는 무엇인가, 그런 것에 대해 .. 더보기
네일하우스의 이지연씨 내가 5년이 넘게 다니고 있는 네일숍은, 삼성동 4번출구를 나와서 골목 안으로 이래저래 들어가서 있는 '네일하우스'다. (강남구 대치동 945-17 3층, 02-565-1746) 주인인 이지연씨는 10년이 넘도록 이 네일숍을 운영하고 있다. 한창 잘 될때는 지점도 한둘 더 냈었지만, 그렇게 해서 여러 고객에게 서비스 하게 되면 조금씩 소홀해지는 부분이 생기고 본인이 그걸 못 견뎌하는 성격이라서 결국은 다 정리하고 숍 하나만 유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직원은 한 명 또는 두 명이 더 있곤 했는데 지금은 두 명이다. 나보다 서너 살이 더 많은 지연씨도 과거 독특한 이력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한 번도 명확하게 들은 적은 없다. 하지만 친언니가 네일 아티스트인데 일을 좋아해서 자신도 하게 되었다는 것, 그 전에.. 더보기
오묘한 네일 파랑과 골드와 핑크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Dominic Rouse http://www.dominicrouse.com/ 씨엠립 올드마켓 옆 골목안에는 MCDERMOTT Gallery라는 작은 갤러리가 있다. 거기서 지난 2월에 숨이 딱 막히는 사진전을 보았는데 지금은 Dominic Rouse의 전시를 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 운영하는 걸까, 이 갤러리.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심미안을 가진 걸까..... 정말 놀랍고 대단하다. 더보기